한 번의 부진, 불펜행, 그리고 생존… 라이언 와이스의 2026년 3월
라이언 와이스의 2026년 3월은 표면적으로 보면 조금 아쉽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개막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끝내 마지막 한 자리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번 결과는 단순한 탈락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와이스는 선발 5인에는 들지 못했지만, 대신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는 남는 흐름이 됐다. 즉, 휴스턴은 그를 선발로는 쓰지 않더라도 시즌 초반 전력에서는 빼지 않겠다는 쪽을 택한 셈이다.
한눈에 보는 현재 상황

16승 5패, 평균자책점 2.87, 178⅔이닝, 207탈삼진.
보통 이런 숫자는 “개막 로테이션 당연히 들어가겠네”라는 문장을 부른다. 그런데 라이언 와이스의 2026년 3월은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이 정도 시즌을 보낸 투수가 휴스턴의 선발 5인에는 들지 못했다. 대신 그는 더 좁고, 더 냉정한 자리인 26인 개막 로스터 끝자리에 남았다.
휴스턴의 선택은 분명했다.
개막 로테이션은 헌터 브라운-마이크 버로우스-크리스티안 하비에르-이마이 다쓰야-랜스 맥컬러스 주니어다. 마지막 자리는 결국 맥컬러스 주니어에게 돌아갔고, 외부 보도에 따르면 와이스와 스펜서 아리게티는 시즌 초반 로테이션 구상 밖으로 밀렸다. 다만 둘의 결말은 달랐다. 아리게티는 트리플A로 내려갔고, 와이스는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게 언급됐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선발 경쟁에서 1등을 못 했다는 사실만 보면 와이스의 봄은 아쉽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팀이 시즌을 시작하면서 누구를 데리고 가고 누구를 내보내는지는 훨씬 더 현실적인 평가다. 휴스턴은 와이스를 “5선발 실패자”로 정리하지 않았다. 대신 당장 여러 이닝을 맡길 수 있는 투수로 남겼다. 이런 유형은 이름값으로 버티는 선수가 아니라, 실제 시즌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선수들이다.
라이언 와이스의 커리어 흐름
여기서 와이스의 커리어가 다시 의미를 가진다.
그는 원래 미국에서 화려한 메이저리거로 자리 잡은 투수가 아니었다. 미국에서 빅리그를 제대로 밟지 못한 채 커리어를 이어가다가, 한국행을 통해 커리어를 다시 살린 케이스에 가깝다. 휴스턴이 그와 계약할 때도 이런 서사가 함께 붙었다. KBO에서 두 시즌 동안 보여준 이닝 소화력과 탈삼진 능력이, 다시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식이다.
| 단계 | 내용 | 의미 |
|---|---|---|
| 미국 시절 | 미국 무대에서 확실히 자리 잡지 못한 채 커리어를 이어갔다. | 빅리그 보장 자원으로 출발한 선수는 아니었다. |
| KBO 진출 | 한화 이글스에서 기회를 잡았다. | 커리어 반등의 전환점 |
| 2024~2025 KBO 성적 | 최근 2년 270⅓이닝, 305탈삼진 | 단년도 반짝이 아니라 누적 증명 |
| 2025시즌 성적 | 16승 5패, 평균자책점 2.87, 178⅔이닝, 207탈삼진 | 리그 상위권 외국인 선발로 자리매김 |
| 휴스턴 계약 | 2025년 12월, 휴스턴과 MLB 계약 체결 | KBO 성과가 메이저 보장 계약으로 연결 |
| 2026년 3월 | 개막 로테이션 탈락, 대신 개막 로스터 생존 흐름 | 역할은 바뀌었지만 팀 안에는 남았다. |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역시 178⅔이닝과 207탈삼진이다.
이 숫자는 단순히 “잘 던졌다”는 의미를 넘는다. 많이 던졌고, 오래 버텼고, 삼진으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 팀이 시즌 초반에 불펜 멀티이닝 자원으로 남길 만한 투수에게 기대하는 요소와도 정확히 겹친다.

계약 금액은 휴스턴의 기대치를 꽤 분명하게 보여준다
와이스는 휴스턴과 1년 보장 26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세부적으로는 계약금 10만 달러, 2026시즌 연봉 200만 달러, 그리고 2027년 구단 옵션 500만 달러 또는 바이아웃 50만 달러가 포함된 구조로 보도됐다. 이 조건을 단순히 숫자로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마이너 초청 수준 계약과는 분명히 다르다. 구단이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전제로 계산한 계약에 더 가깝다.
| 항목 | 금액 |
|---|---|
| 계약금 | 10만 달러 |
| 2026 연봉 | 200만 달러 |
| 2027 구단 옵션 | 500만 달러 |
| 2027 바이아웃 | 50만 달러 |
| 총 보장액 | 260만 달러 |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단순하다.
휴스턴은 와이스를 “스프링캠프에서 한 번 시험해보는 투수”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발 5인에 꼭 들어야만 가치가 있는 계약이 아니라, 시즌 전체에서 여러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로 보고 데려온 셈이다.
결국 이번 결정은 ‘탈락’이라기보다 ‘배치 조정’에 가깝다
팬 입장에서는 아쉬운 소식일 수 있다.
한화에서 그렇게 강한 시즌을 보낸 투수가 개막 선발진에 들지 못했다는 건 분명 기대에 못 미치는 그림처럼 보인다. 게다가 숫자만 보면 더 그렇다. 16승 5패, 2.87, 178⅔이닝, 207탈삼진. 보통 이런 숫자는 로테이션 진입 서사를 부른다.
그런데도 휴스턴은 다른 결론을 냈다.
그렇다고 와이스를 버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시즌 초반 메이저리그 팀 안에서 더 자주, 더 현실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자리에 남겨뒀다. 이건 체면은 조금 덜 나지만, 팀 운영 관점에서는 꽤 실질적인 평가다.
결국 이번 3월의 와이스는
선발 경쟁에서는 졌지만,
더 넓은 의미의 로스터 경쟁에서는 살아남은 셈이다.
마무리
라이언 와이스의 2026년 3월은 보기보다 흥미롭다.
개막 로테이션 탈락만 떼어놓으면 아쉬운 결과다. 하지만 로스터 전체를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휴스턴은 그를 선발로는 쓰지 않기로 했지만, 시즌을 시작하는 26인 안에서는 계속 데리고 가기로 했다. 한국에서 보여준 이닝 소화력, 탈삼진 능력, 그리고 260만 달러 보장 계약까지 함께 놓고 보면, 이번 결정은 단순한 실패보다 역할 조정과 생존에 더 가깝다.
와이스는 5선발 자리를 얻지 못했다.
대신 휴스턴이 시즌을 시작하며 끝내 데리고 간 투수가 됐다.
어떤 선수들의 시즌은 바로 그런 자리에서 시작된다.


